0312 저녁 - 쑥된장국, 제육볶음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인터넷이 말썽이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였는지 아침이 되어서 보니 제대로 작동을 했다.
이른 봄 여린 쑥잎은 은은한 그 향이 일품이고 비타민A·C와 철분이 가득한 건강한 식재료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제법 자란 쑥이 조금은 질겨지기 때문에 마트에 나온 여린 쑥을 그냥 지나쳐 올 수는 없었다.
모시조개와 소고기 국거리, 제육 볶음으로 쓸 전지(돼지고기 앞다리)를 사 왔다.
예전에는 집안 어른들께서 된장이며 고추장을 만들어 주셨는데 이제는 연세가 드시고 힘이 들어하시니 가져다 먹는 게 죄송스러워 '집에 된장이랑 고추장 많아요' 하고는 시제품 유목민이 되었다.
보통 된장찌개용으로는 다담 제품 중 우렁강된장을 사용한다.
된장찌개용이 따로 있는데 우렁 강된장을 사용하면 맛이 더 진하고 좋은 것 같다.
해감을 한 모시조개와 소고기, 손두부가 들어간 쑥국은 구수 하면서도 쑥향이 잘 베어 있어 보양식이 따로 없었다.
제육볶음은 고추장을 넣는 대신 중화요리 조미료인 두반장과 라오깐마, 고춧가루를 넣어 만들었다.
두반장은 콩을 발효시켜 소금과 향신료를 섞어 만든 장류 인데 강한 짠맛과 감칠만, 매운맛이 난다.
라오깐마는 유채유로 만든 고추기름에 콩,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산초, 소금, 설탕, MSG 등을 넣어 만든 조미료로
중화요리에는 볶음, 탕, 튀김, 무침 등 여러 곳에 만능 조미료로 활용되고 있다.
고추장 대신 중화요리 조미료를 넣은 제육 볶음은 텁텁함이 덜하고 감칠맛이 좋다. 그래서 우리 집은 제육볶음이나 오징어 볶음을 할 때 종종 두반장과 라오깐마를 사용한다.
우리 집 냉동실에는 '가죽나물'이라고 불리는 참죽나무의 여린 잎이 염장되어 있다.
어머님께서 매년 4월경에 제일 좋은 가죽나물을 골라 염장하고 꺼내 먹기 좋게 소분해 냉동해 주신다.
가죽나물 역시 특유의 향이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데 워낙 먹는거에 진심인 나는 가죽 향이 너무 좋다.
염장된 가죽나물의 짠기를 빼고 대파와 함께 볶다가 잘 섞어둔 계란을 부어 볶아주면 된다.
마트에서 처음 만난 해남쌀 강원도, 강화도, 경기도 쌀은 많이 봤는데 해남 쌀은 처음이라 궁금함에 구매했다.
쌀알이 아주 작은 편인데 가스압력밥솥 덕인건지 밥이 찰기도 많고 반질반질 밥맛도 좋았다.
오랜만에 집밥 다운 집밥으로 맛난 저녁을 먹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 주에는 옥상 텃밭을 꾸며야겠다. 작년에는 꽃 위주로 가꿨는데 올해는 물가가 비싸니 먹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심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한 모두들 편안한 저녁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