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8 점심 - 꽃지
이웃님의 피드에서 봉은사 홍매화가 정말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이미 며칠 전에 읽은 피드였기 때문에 더 늦장을 부리면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아서
엄마와 함께 봄 꽃놀이를 다녀왔다.

작년에도 엄마를 모시고 온 적이 있었는데 계절이 바뀌고 옷을 갈아입은 봉은사의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입구를 지나 정 중앙 길로 올라가면 대웅전이 나오는데 대웅전을 바라보고 왼쪽 편으로 가면 이 홍매화를 만날 수 있다.
며칠 더 미뤘다면 정말 1년을 더 기다려야 할 뻔했다.
아직까지는 곱디고운 꽃이 만개해 지나가는 이들의 발을 붙들었다.
많은 분들이 홍매와 앞에서 사진을 찍고 붉은 꽃물이 든 듯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신다.
영각을 지나 다시 내려오는 길 쪽으로 흰 매화나무도 너무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흰매화나무 옆에는 산수유가 노란 꽃을 피웠고
여기저기 꽃이 있는 곳에는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연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도 꽃과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점심시간이었기에 인근에 맛집을 검색해 두었는데 엄마가 오는 길에 본 간장게장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방문해 보기로 했다.
위치는 봉은사 역 5번 출구 인근이고 ‘꽃지‘라는 곳이었다.
건물 뒤편으로 주차장이 있는데 주말이라 빌딩 사무실 주차가 없어서인지 몰라도 주차장이 많이 비어있어서 좋았다.

사전 정보 없이 찾아간 곳이었는데 유명한 곳이었다.
미쉐린가이드 2017, 2018과 블루리본 스티커가 많이 붙어있었고 서울시 음식 위생등급 A를 받은 액자도 놓여있었다.
몇몇 테이블에는 일본인 손님들이 있었는데 아마도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인 듯하다.
우리는 간장게장 정식을 시켰다.

살이 꽉 찬 꽃게가 두 마리, 어리굴젓, 콩나물무침, 김, 김치, 두부조림, 매콤멸치볶음, 잡채, 버섯애호박볶음과 된장국, 공깃밥이 나왔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솥밥도 있었는데 직원분께 여쭤보니 특정식에 나온다고 했다.
메뉴에 상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장게장이 많이 짠 건 아닌데 아무래도 게장이다 보니 짭조름한데 약제 냄새는 없었고 그냥 깔끔한 간장게장맛이었다.
신사역 인근에도 유명한 게장 맛집들도 몇 군데 가봤는데 꽃지가 조금 더 괜찮은 것 같다.
간장게장은 밥도둑이라고 하는데 정말 한 그릇으로는 부족하다.
밥을 추가했다.

엄마도 나도 꽃게를 좋아해서 만족스러운 점심식사 시간을 보냈다.
계산 후 주차를 얘기하면 주차입력을 해 주셔서 출차 시 그냥 나가면 되는 시스템이라 편리했다.
바람이 조금은 쌀쌀했지만 엄마와의 주말 데이트가 즐거웠다.
주말이라 길이 밀리고 곳곳에 대규모 집회가 있는 경우에는 이런 짧은 데이트 코스가 좋은 것 같다.
다음에는 평일에 좀 더 긴 스케줄의 데이트를 생각해 봐야겠다.
오늘도 잘 먹고 잘 놀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