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끄적임

성모의 밤

소심한마녀 2023. 5. 13. 23:38

오늘은 연희동 성당에서 성모의 밤 미사가 있었다. 

태국에 살 때 성모의밤에 참석하고는 처음이니 모태신앙이지만 나이론 신자가 따로 없다. 

준비물은 묵주와 초

초는 성당 앞에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여러 가족들이 마음에 걸려 일단 다섯 개를 구입했다. 

성당에 들어가보니 한 개 또는 두 개 세 개 정도 구매를 하신 듯했는데 그 이유는 앞에 나가서 초 봉헌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 들고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마음속으로 첫 번째는 우리 가족을 위해 두 번째는 지인들을 위해 세 번째는 타인을 위해 네 번째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라고 생각을 했는데 두줄 앞에 계신 어르신께서 초를 떨어뜨려 깨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갑자기 당황하시길래 얼른 초를 하나 드렸다. 

어차피 손이 두개니 두 개만 앞에 들고나갈 생각이었고 나머지 초는 밖에 봉헌할 예정이었으니 하나쯤 나눠드려도 좋을 것 같았다. 

봉헌된 초들

미사 중에 묵주기도가 있었는데 묵주기도 또한 얼마 만에 하는 건지 기도문이 헷갈릴 정도니 반성하게 되었다. 

2023.05.013 연희동성당 성모의밤

미사가 끝나고 많은 분들이 사진 촬영을 하신다고 앞으로 나가셨는데 나는 성당에 아는 분이 없어서 성모님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데 어느 분들이 사진촬영을 부탁하셨다. 

예쁘게 두장 찍어드리고 돌아서 나왔다. 

어릴 때는 친척들과 가까이 살았기에 무슨 행사일에 성당에 가면 우리 가족이 제일 많았었는데 오늘 같은 날은 혼자라서 아쉬웠다. 

연희동성당 외부 성모님

남은 초 두개는 성당 외부에 있는 성모님 앞에 봉헌했다. 

아직도 부족함이 많고 미사 이외에 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거라는 다짐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뭔가 마음이 따듯해지고 뿌듯하고 행복한 밤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계셨으면 엄청 좋아하셨을 것 같다. 

 

오늘도 예쁜꿈 꾸는 좋은 밤 되시기를.